2016년 6월 29일 수요일

전원주택 설계 하는 법

이글은 예전에 작성된 전원주택지 고르는 법의 후속편입니다.

땅을 골랐다면 이제 집을 지을 차례입니다. 보통 땅을 직접 보러 다니시는 분들은 집 짓기까지 시간적이 여유가 많이 있는 분들입니다. 그러므로 땅을 보러 다니는 동안 또는 그 후에라도 당장 집을 짓기 보다 설계에 대한 생각도 가능한 오래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이미 지어진 집들을 많이 봐두면 좋습니다. 혹시 마음에 드는 집을 보게 되면 꼭 설계도를 얻어 놓으세요.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주택설계는 어려운 영역입니다. 땅을 고르는 것 보다도 어쩌면 더 전문적이 영역입니다. 주택설계는 건축사가 하는데 건축사 자격요건만 봐도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영역인지 알 수 있습니다. 건축사가 되려면 먼저 4년제이상 건축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건축사예비시험에 합격한 이후 5년간의 실무경험을 쌓아야 건축사 시험에 응시 할 수 있습니다. 건축사 시험 합격율은 10%가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직접 집 설계도 전체를 만들수는 없습니다. 건축주가 해야 할 일은 집을 설계한다기 보다 집의 공간을 분할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즉 스스로 얼마나 큰 거실을 원하는지 주방은 어떤 모양이 좋은지 안방은 어느쪽에 위치하는지 등의 작업은 스스로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공간 분할에 대한 내용을 건축사에게 말로 설명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거실은 큼지막하게 해주세요" 같은 요청은 거의 무의미 합니다. "큼지막"의 크기는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죠.

공간 분할을 해보는 것도 결코 쉬운일은 아닙니다. 먼저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출발합니다. 줄자를 준비합니다. 집안 곳곳의 길이 넓이를 측정 해 봅니다. 벽면을 따라가면서 재면됩니다. 이 측정한 결과를 그림으로 그립니다.(1미터를 1센티미터 또는 2센티미터 같이 축척을 정해서 그립니다.) 모든 방과 화장실, 거실, 주방, 현관, 아파트의 경우 복도까지 모두 재봅니다. 이 그림을 완성하면 집의 평면도의 기본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공간 분할이 되었으면 창문과 방문의 위치와 크기를 재서 이또한 위에서 그린 그림에 추가합니다. 이것 까지 추가하면 거의 평면도가 완성되었습니다. 컴퓨터를 잘 다루신다면 무료로 평면도를 그려볼 수 있도록 해주는 사이트를 이용해서 컴퓨터에 입력까지 하면 더욱 좋습니다.(http://www.floorplanner.com/ 같은 사이트를 이용하면 됩니다. 요즘은 스마트폰 앱으로도 나온것이 있더군요) 컴퓨터로 입력을 하면 아래 그림과 같은 평면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소파나 침대 같은 것을 배치해 보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그래야 방의 크기에 대한 감각이 생깁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으로 훈련(?)을 마쳤으면 이제 새로 지을집에 대해서 같은 평면도를 그려 봅니다. 아래와 같은 순서로 합니다.

1. 방숫자, 화장실 숫자를 정합니다.
2. 1층으로 할지 2층으로 할지 정합니다.
3. 방크기를 정해서 해당 방의 모양대로 종이를 잘라둡니다.(대부분 직사각형이겠지요)
4. 화장실도 방과 동일한 방법으로 종이를 자릅니다.
5. 잘라둔 종이를 가지고 적당히 배치를 해 봅니다.(위 평면도 처렴 사각틀에 가두지 않아도 됩니다.)
6. 방과 화장실 배치 사이에 거실, 주방이 들어갑니다. 대부분의 주방과 거실은 붙어 있고 방과 화장실을 배치시키고 남은 자리입니다. 주방과 거실을 먼저 만들고 방을 배치 할 수도 있지만 상당히 어렵습니다.
7. 현관을 배치합니다.
8. 다시 5번으로 돌아가서 만족스러운 배치가 나올때까지 무한 반복합니다.
9. 배치가 완료되었으면 해당 배치를 기준으로 위에서 만들어본 평면도를 그려봅니다.
10. 평면이 완성되었으면 그 평면안에서 살아봅니다. 즉 집에 들어와서 평소에 하는 행동을 평면도에서 그대로 해봅니다.(이것을 동선분석이라 합니다.) 현관을 들어와서 거실까지 가보고 화장실도 들러보고 아침에 일어나서 주방으로 가서 물을 마시고 화장실을 가고.. 이런 움직임을 예상해 보는 작업입니다. 이과정에서 뭔가 불편하는 것을 느낀다면 설계에 대해 상당한 감각이 있는 분입니다. 수정할 사항이 생기면 다시 5번으로 갑니다.

평면도만 그리면 건축주가 하는 주택설계에서의 역할은 완료되었습니다. 이 평면도를 기준으로 건축사와 협의를 합니다. 전문가가 가능하면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넣을 수 있도록 너무 그대로 해달라고 하지 마세요. 즉 평면도를 제시하면서 "이 평면도의 방크기나 화장실 크기 배치등은 참고만 하세요" 정도로 이야기 하는것이 좋습니다.

특히 2층집의 경우는 1, 2층 평면도를 따로 그려야 하는데 상당히 어려운 작업입니다. 2층집은 계단실이 들어가야 하고 동선도 복잡합니다. 구조적 안정성도 매우 중요해서 2층은 1층과 완전히 독립적인 분할이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에는 더더욱 전문가에게 작업할 영역을 많이 줘야 합니다.

박공지붕이 있는 내추럴 스타일의 집은 지붕설계가 매우 어렵습니다. 즉 평면도가 지붕때문에 수정되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물 외관을 3차원 모델로 만들어서 제공하는 설계사를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인은 평면도와 입면도 지붕평면도만 가지고 집의 모양을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건축사와의 대화를 통하여 집을 설계하는 과정은 상당한 비용이 발생합니다. 좋은 집을 짓고 싶다면 이 비용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본인의 취향에 맞는 건축사를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업과정중에서 설계된 집이 전혀 마음에 들지 않고 수차례 수정해도 아니라 생각되면 과감히 다른 설계사무실을 찾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건축사들도 나름의 취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집 설계가 이렇게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지만 실제 현실은 대부분의 건축주가 설계비를 쓰지 않습니다. 그냥 인허가 내주는 설계사무소에서 인허가용으로 만든 설계도로 집을 짓는 경우가 허다 합니다. 이렇게 설계비를 전혀 들이고 싶지 않다면 건축주가 설계를 새로 하기보다 이미 지어진 집 중에서 마음에 드는 집을 그대로 짓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설계비 투자 없이 전혀 새로운 집을 짓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도박(?)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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